노인도 섹스(Sex)를 하나요?
나이 들어도 사랑은 은퇴하지 않습니다
사랑은 청춘의 전유물이 아니다.
노년에도 사람은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손을 잡고, 함께 웃고 싶어 한다.
노년의 성(性)과 사랑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존엄하고 행복한 삶의 한 부분이다.
![]() ▲ 전 한성대학교 총장권한 대행 황진수 박사, 현) 한국노인복지정책 연구소장, 본지 논설위원 © |
“노인이 무슨 연애야?”
“그 나이에 무슨 사랑이 필요해?”
아직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자. 나이가 들면 밥맛이 없어지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밥을 완전히 끊고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친구를 만나고 싶은 마음도,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사랑하고 싶고, 손을 잡고 싶고, 함께 웃고 싶은 마음은 왜 없어져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인도 사랑하고, 노인도 연애하고, 노인도 성(性)에 관심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종종 노인을 ‘인생의 종착역에 도착한 사람’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노년은 삶이 끝난 시기가 아니라 또 다른 삶의 방식이 시작되는 시기다. 몸은 조금 느려질 수 있어도 마음은 여전히 사람을 그리워하고, 정을 나누고 싶어 한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상당수의 노인들이 여전히 성적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관심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사단법인 대한노인회의 전화 상담 통계에 따르면 배우자가 없는 60세 이상 남녀 중 63.4%가 고독과 외로움을 호소하였고, 그중 93.3%는 이성 친구를 원했으며, 31.7%는 재혼을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황진수, 『행복한 노년의 삶은 무엇인가』, 2022). 이는 노년기에도 정서적 유대와 친밀한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실제로 여러 연구를 보면 노년기의 가장 큰 고민 가운데 하나는 외로움이다. 배우자를 먼저 떠나보낸 어르신들 중 상당수가 외로움을 호소하며, 많은 분들이 이성 친구나 재혼을 희망한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육체적 욕구 때문이 아니다. 누군가와 함께 밥을 먹고, 안부를 묻고, 손을 잡고 산책하는 관계를 원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사랑은 젊은 사람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젊은 시절의 사랑이 불꽃이라면 노년의 사랑은 장작불에 가깝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래가고 따뜻하다. 청춘의 사랑이 심장을 뛰게 한다면, 노년의 사랑은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어느 노인대학에서 한 강사가 물었다고 한다.
“여러분, 지금도 사랑이 필요하십니까?”
그러자 한 할아버지가 손을 번쩍 들며 말했다.
“필요하지요. 다만 예전에는 심장이 먼저 뛰었는데 지금은 무릎이 먼저 떱니다.”
강의실이 웃음바다가 되었다고 한다.
사랑은 나이가 들수록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가 바뀌는 것이다.
문제는 사회의 편견이다. 노인이 이성 친구를 만나거나 재혼을 이야기하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경우가 아직도 있다. 심지어 자녀들이 반대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러나 부모님도 한 사람의 인간이며, 감정과 외로움, 그리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건강을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과 친밀감은 노년기 건강의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다.
물론 노년기의 성과 사랑은 책임과 배려를 동반해야 한다. 건강 문제를 고려해야 하고, 재혼을 생각한다면 가족 관계나 재산 문제도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적 문제 때문에 사랑 자체를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우리는 노년의 사랑을 더 따뜻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누군가와 함께 차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사람.
아침에 안부 전화를 걸 사람이 있는 사람.
산책길에 손잡고 걸을 사람이 있는 사람. 그것은 축복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사랑의 시를 썼다. 사랑은 젊음의 특권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임을 그는 보여주었다. 사람은 태어나서 죽는 날까지 사랑받고 싶어 하며, 사랑하고 싶어 한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말이 있다. 물론 무릎은 그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마음만큼은 여전히 청춘일 수 있다.
사랑은 정년퇴직이 없다.
그래서 오늘도 누군가를 생각하며 미소 짓는 어르신이 있다면, 우리는 이렇게 말해 드려야 한다.
“좋은 일입니다. 사랑에는 나이 제한이 없으니까요.”
그리고 어쩌면 행복한 노년의 비결도 거창한 곳에 있지 않을지 모른다.
함께 웃을 사람 한 명,
함께 걸을 사람 한 명,
그리고 서로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 줄 사람 한 명.
그것이면 인생의 황혼도 충분히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