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한국노년학회 회원 여러분!
지난 한 해 동안 한국노년학회에 보내주신 한결같은 관심과 사랑에 진심으로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2021년 우리학회의 활동을 돌이켜 보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두 차례의 전·후기 학술대회를 무사히 치렀습니다. 또한, 「한국노년학회 VISION2030」에 따라 기획된 다양한 사업들을 단계별로 차근차근 수행하였습니다. 첫째로, 다학제융복합화 사업으로 노년학 관련 융복합 공동연구를 지원하여 그 결과를 후기 학술대회에 발표하였습니다. 둘째로, 학술활동 및 실천적 역량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노인복지관협회와 연계하여 현장실무자와 협력교수와의 공동연구를 지원하였고, 그 결과는 2022년 전기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입니다. 올해는 한국문화원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는 등 실천현장의 질적 제고를 위한 연계사업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셋째로, 국내외 교류협력 확대 사업으로 우리 학회 홈페이지에 영문판을 개설하였습니다. 또한, 한·중·일 노년학 관련 학회 및 아시아·태평양 액티브에이징 컨소시엄(ACAP)과도 활발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과는 모두 회원 여러분들의 열정적인 관심과 성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기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제32대 한국노년학회 회장단은 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에도 회원님께서 계획하시는 모든 일마다 행운과 보람이 가득하시기 기원합니다. 더불어 한국노년학회에도 회원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제32대 한국노년학회장이 금 룡배상
코로나19로 인하여 32대 2차 이사회를 2021년 10월 29일 (금요일) 오후 2시 온라인 줌 화상회의로 개최하였습니다. 한국노년학회 후기학술대회, 융복합연구 활성화, 한국노년학회의 저변확대 등에 대해 논의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한국노년학회는 2021년도 후기학술대회를 “위드코로나 시대 노년기의 삶: 다양성 존중과 양극화 해소”라는 주제로 11월 26일 온라인으로 개최하였습니다. 이금룡회장의 개회사와 31대 회장단 감사패 전달식, 이해종 건강보험연구원장의 축사를 시작으로 중앙대학교 사회복지과 김연명 교수의 “코로나 19, 노년기의 삶의 위기와 정책방향”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이 있었습니다. 건강보험연구원세션, Plenary Session, 융복합 세션을 진행하였고 YOUTUBE 시청 인원 63명, ZOOM 접속 인원 142명, 현장참석자 29명으로 온오프라인 총 234명이 학술대회에 참여하였습니다.
1. 김은지(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보건학 박사과정)
COVID-19로 인한 일상변화와 정신건강에의 영향: 연령군간 비교
2. 박상미(연세대학교 작업치료학과 박사후 연구원)
사회참여와 인지기능 간의 인과관계에 관한 연구: 고령화연구패널조사를 이용한 분석결과
1. 박윤희(원광대학교 간호학과)
한국 노인의 수면증진을 위한 비약물적 중재의 효과: 체계적 문헌고찰
2. 박지현(연세대학교 일반대학원 작업치료학과 석사과정)
인지적 허약의 정의와 선별:체계적 고찰
3. 정재연(연세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박사과정)
노인의 사회적 배제와 인지기능의 관계에서 인지예비능의 매개역할
4. 호승희(국립재활원 건강보건연구과 과장)
장애인 건강안전망 구축을 위한 모바일 기반 디지털헬스케어시스템 개발을 위한 구조설계연구
축하드립니다!
박난숙 교수
(University of South Florida, School of Social Work)
지난 76년 동안 고령화 관련 연구, 교육 및 실무에 중요한 역할을 해온 미국 노년학회(Gerontological Society of America—GSA)가 붕괴에서 혁신으로: “뉴 노멀”에서의 고령화(Disruption to Transformation: Aging in the “New Normal”) 라는 주제로 11월 10일에서 13일까지 4일동안 비대면으로 개최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작년에 이어 라이브 온라인 형식을 통해 전 세계에서 안전하게 학회에 참여할 수 있었고, 화상 회의 플랫폼을 통합하는 기술을 활용하여 참석자 간의 상호 소통을 도모하였다. GSA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38개국에서 3700명 이상의 인원이 학회에 참여하였고 다양한 포멧을 통하여 첨단 연구들을 배울 수 있었던 장이 되었다. 프레젠테이션은 1,200건의 심포지엄, 700 논문 구두 발표 1,400건의 포스터 발표 등으로 이루어졌다. 이외에도 15개 이상의 네트워킹 이벤트, 6개의 모멘텀 토론 및 2개의 위성 심포지엄 등 광범위한 이벤트를 볼 수 있었다.
GSA가 본격적으로 열리기 전인 10월에 각 Interest 그룹의 모임들이 있었는데, 한국 학자들과 재미한인학자들로 구성된 “한국인/미주 한인 및 고령화” 이해 그룹 (“Korean/Korean American and Aging” interest group) 모임도 그중의 하나였다. 온라인으로 10월 21일에 1시간 동안 열린 KKAA 모임에는 한국과 미국에 있는 30여명의 교수, 연구자, 학생 등이 참여하였다. 미국 알라바마대학교의 노현진 교수가 모임을 이끈 가운데, 전체모임에서 참여자들은 자기소개와 연구 분야소개를 하였고, 소그룹으로 나누어서 각자의 연구/실무 분야에 관련하여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2016년 대구대학교 김미령 교수를 중심으로 창설된 GSA KKAA 모임은 올해로 6주년이 되었다.
GSA KKAA는 매년 GSA에서 심포지엄을 주관하였는데, 올해는 “한국 노인 및 재미 한국 노인의 수직적, 수평적 관계와 웰빙” (The Vertical and Horizontal Relations of Korean and Korean American Older Adults and Their Well-being”) 이라는 주제로 네 편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대구대학교 김미령 교수와 남플로리다 대학교 박난숙 교수가 공동 좌장을 맡았고 인디애나 대학교 홍미진 교수가 심포지엄 발표의 토론을 맡았다. 첫 번째 심포지엄에서는 시라큐스 대학교 박사과정 이유미 학생이 “한국 노인의 세대 간 관계, 사회적 지원 및 심리적 웰빙” (Intergenerational Relationships, Social Support, and Psychological Well-Being Among Korean Older Adults) 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하였다. 두 번째로 독거노인 종합지원센터의 채주석 박사가 “혼합 방법을 이용한 세대 간 연대 측정 도구 개발에 관한 연구” (A Study on the Development of an Intergenerational Solidarity Measuring Tool Using Mixed Methods) 에 대해 발표하였다. 세 번째 논문은 대구대학교 김미령 교수의 “한국 노인의 자원봉사동기가 사회통합과 역할정체성에 미치는 영향” (The Impact of Volunteering Motivation for Older Korean Adults on Social Integration and Role Identity) 에 관한 연구였다. 마지막으로 남가주 대학교 박주영 학생이 “재미 한국 노인의 사회적, 언어적 고립으로 인한 건강 위험” (Health Risks Posed by Social and Linguistic Isolation in Older Korean Americans) 으로 발표 하였다. 심포지엄은 네 편의 발표 논문들을 종합하여 이를 다양한 세대 간 관계 및 사회적 연결과 관련하여 고찰한 홍미진 교수의 토론으로 마무리되었다.
다음 GSA는 인디에나 주 인디에나 폴리스에서 11월 2일에서 6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2022년에는 2년 동안 비대면으로 개최되었던 GSA가 대면으로 개최되기를 바란다. 노년 관련 연구와 정책 및 실습을 하는 교수, 학생, 정책 결정자, 실무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 그리고 한인들 상호 간의 연구 활성을 위해서 KKAA 이해 그룹 활동에도 적극적인 참여를 해주셨으면 한다.
*GSA에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해당 웹사이트를 참고하시고 (https://www.geron.org/), KKAA 활동에 관심 있으신 분은 남플로리다 대학교 박난숙 교수 (nanpark@usf.edu)혹은 중앙대학교 김기연 교수 (gkim@cau.ac.kr)에게 연락 바랍니다.
김유진 편집부회장
노년학 연구자의 자기반성
지난 십일월 말, ‘경북 역발상 미래포럼’이라는 자리에 발제자로 참여하게 되었다. 포럼 주최 측에서는 발제자와 토론자들에게 고령 인구가 많다는 것이 장점이 될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역발상 아이디어를 제시해달라고 하였다. 2020년 기준 고령인구 비율이 21.7%인 경상북도는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노인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곳이다(통계청, 2021). 주최 측에서는 어느 곳에서도 시도하지 않은 것을 경북에서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적 아이디어를 원한다고 하였다.
“많은 노인 인구가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노인 인구, 어느 집단을 가리키는 거지? 베이비붐 세대인 젊은 노인?”,“만약 역연령으로 나누지 않고 뭉뚱그려서 모든 연령대의 노인을 칭하는 거라면, 코로나 19로 촉발된 비대면 돌봄 또는 제론테크놀로지 기술을 노인 인구에게 테스트해 본다? 이러한 실험의 대상이 되는 것 외에 무엇을 생각할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무슨 주제로 발제할지에 대해 한참을 고민한 끝에, 주최 측의 동의를 구하고, 최근 노인돌봄 관련 연구를 하면서 갖게 된 노인돌봄 정책의 문제, 돌봄서비스 이용과 노인의 역할에 대해서 발제하였다. 예상대로 토론 시간에는 로봇돌봄 등 기술활용의 발전과 현재 고령친화산업의 문제점 중심의 이야기가 오고 갔다. 발제자가 제기한 문제의식인 노인이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나이 들어가며 살 수 있는 주체가 되도록 돕는 돌봄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었다. 이것도 돌봄 정책에서 시도할 수 있는 역발상 아이디어일 수 있는데 말이다. “현재 칠팔십 대 이상의 고령 노인에게 자립적인 삶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재 그 연령대의 노인은 소비자도 아니고 생산자도 아니다. 그러나 베이비붐 세대는 다를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사회적 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주최 측에서 이렇게 정리하며 그날의 포럼이 마무리되었다.
이 포럼의 발제를 준비하며 든 필자의 생각에서부터 토론에서 나눈 이야기, 그리고 주최 측의 마무리 논평까지, 여러모로 찝찝한 마음이 들고 어딘가 석연치가 않다. 이 모든 게 다 우리 사회의 현재 노인 인구에 대한 인식이 아닐까? 백번 양보해서, 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따져야 하는 정책전문가 또는 행정가는 노인 인구의 효용성을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여길 수 있다고 치자. 그런데 연구자인 나의 시각도 그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은 아닌가? 문화인류학자 정진웅(2014)이 지적한 것처럼, 노년학 연구자도 연령주의적 담론을 무의식적으로 답습하고 있을 수 있다. 정진웅(2014)은 노년학 연구자는 노년에 대한 자신의 인식이 한국사회의 연령주의를 반영하거나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아닌지 부단히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동안 나의 연구가 노년과 노인 인구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형성에 이바지한 것은 아닌지에 대해 걱정하며, 지난 연구논문들을 다시 읽어보게 되었다. 그동안의 나의 연구는 전형적인 문제 중심적 연구라고 할 수 있다. 그때그때 사회문제화된 주제에 관해 연구한 결과물의 제목과 내용에는 보통 ‘무슨 문제를 가진 노인’이 그 중심에 있다. ‘폐자원 수거 노인’, ‘자살, 고독사 위험이 높은 노인’, ‘공공주택에 거주하는 저소득 노인’, ‘사회적 고립이 심각한 노인’, ‘주거 취약 저소득 노인’, ‘피학대 노인’, ‘자살시도 노인’ 등등. 노년학은 문제 지향적인 학문(problem-oriented discipline)이자 문제해결을 위한 학문(problem-solving discipline)이다(Nydegger, 1981). 그리고 사회복지학 연구도 실천학문이자 응용 학문적 특성에 따라 개입을 위한 현상의 설명과 이해, 근거 마련을 주목적으로 한다. 이에 따라, 노년학, 노인복지 연구자가 문제 중심적 연구를 하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한 일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연구 질문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어떤 한 사람이 피학대 노인도 되었다가 폐지 수거 노인도 될 수 있고, 저장 강박증 노인이나 돌봄욕구가 높은 노인으로 불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연구에 참여한 노인들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보면, 거의 비슷하다. 소위 노년기 4중고(四重苦)를 복합적으로 겪는 노인이 우리 사회에 많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노인을 폐자원 수거 연구 대상자로 만나지 않고 주거 취약 저소득 연구의 대상자로 만났다면, 그는 주거 취약 노인으로 내 연구에 등장하는 것이다. 동일 인물인데 연구 질문과 문제 설정에 따라 마치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하는 식으로 그 사람을 어떤 문제 중심으로 집중해서 보거나 여러 차원으로 나누어 보면서 ‘그의 경험이 어떻고, 본 현상의 위험요인과 보호요인은 무엇이라고’ 하는 식의 연구를 한 것이다.
정진웅(2014)은 이러한 지적도 하였다. “문제 중심적 노년 연구는 연구가 지닌 선의에도 불구하고 노년담론의 일부로서 노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형성에 기여하기 쉽다. 노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의 생산이라는 측면에서 노년 연구가 설정하는 연구문제 자체가 부지불식간에 노년을 문화적으로 이질적인 타자로 간주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p.456).” 나의 경우가 이런 예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씁쓸하다.
앞으로 노년에 관한 부정적 담론 생성에 이바지하지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어느 연령대의 누구라도 자기 자신이 자기 삶의 주체인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만큼, 노인도 자기 삶의 주체라는 당연한 사실을 진실로 반영하며 연구하자. 이러한 시각에 기초하여, “노년을 거시적이고 구조적인 요인들에 영향을 받으면서도 동시에 행위자성을 지니고 스스로의 경험과 행위의 의미를 구성하는 서사의 주체로 인정하며(정진웅, 2014, p.471)” 연구하자. 그러한 연구 결과의 축적을 통해, 가시적인 또는 무언가 측정 가능한 기준에서 소비자 또는 생산자로서 역할을 하지 않더라도, 노인이 존재 자체로 존중받는 중요한 존재로서 우리 사회에 자리매김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나도 차차 노화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고 자연스러운 삶의 과정으로 노년을 기대하게 되기를 바란다. 이렇게 이중적인 태도와 마음을 밝히 드러내며 마주한 것이 그 길로 가는 한 걸음 아닐까.
본 글은 한국노년학 41권 6호의 편집위원장 글을 본 뉴스레터에 맞추어 요약 및 수정하였습니다. 본문은 다음의 출처를 참고하실 수 있습니다.
김유진. (2021). 노년학 연구: 노인도 자기 삶의 주체라는 당연한 사실을 반영한 연구하기. 한국노년학, 41(6), 957-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