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황진수 박사 한성대학교 전 총장권한대행
필자에게 메일보내기 | 기사입력 2026/02/22 [11:15]
![]() ▲전 한성대학교 총장권한 대행 황진수 박사, 현) 한국노인복지정책 연구소장 |
어느 나라에서 앞으로 백성들의 죽음을 금지시켰다.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죽는 경우도 없어졌고, 사고로 사망 직전에 있는 사람도 죽지 않았다. 그러니까 모든 사람의 죽음 자체가 금지된 것이다.
국민들은 환호했다. 사람이 죽지 않는다니,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국민들은 집집마다 국기를 게양했다.
그런데 얼마 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우선 장례업자들이 망하게 되었다.
또 생명보험 회사도 가입자가 없어졌다. 장례업자들은 궁여지책으로 동물이나 곤충의 장례를 치르고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 생명보험도 80세를 기준으로 새로운 보험을 들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종교계에서도 죽음의 ‘신비성’이 사라지면서 신도 수가 줄어들었다. 정부에서는 노령연금을 계속 지급해야 했기 때문에 재정 파탄이 나기 시작했다.
또 개인의 경우에는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가 모두 살아 있게 되면서 이들을 돌봐야 했고, 동시에 자신이 늙었을 때 자신을 돌봐 줄 자녀들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되었다.
어떤 노인은 어렵고 피곤한 노년을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죽는 경우도 있었다.
또 어떤 가족은 늙은 조부모를 다른 나라에 내다 버리기도 했으며, 마피아 같은 범죄 조직이 등장하여 노인들을 버려 두고 돈을 벌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