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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황진수 고문의 Newsly 기고,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151

사람이 죽지 않는다면?

황진수 박사 한성대학교 전 총장권한대행  | 기사입력 2026/02/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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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한성대학교 총장권한 대행 황진수 박사, 현) 한국노인복지정책 연구소장 

 

어느 나라에서 앞으로 백성들의 죽음을 금지시켰다.

건강한 사람이 갑자기 죽는 경우도 없어졌고사고로 사망 직전에 있는 사람도 죽지 않았다그러니까 모든 사람의 죽음 자체가 금지된 것이다.

 

 

국민들은 환호했다사람이 죽지 않는다니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국민들은 집집마다 국기를 게양했다.

그런데 얼마 후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우선 장례업자들이 망하게 되었다.

또 생명보험 회사도 가입자가 없어졌다장례업자들은 궁여지책으로 동물이나 곤충의 장례를 치르고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기도 했다생명보험도 80세를 기준으로 새로운 보험을 들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다.

 

종교계에서도 죽음의 신비성이 사라지면서 신도 수가 줄어들었다정부에서는 노령연금을 계속 지급해야 했기 때문에 재정 파탄이 나기 시작했다.

또 개인의 경우에는 부모조부모증조부모가 모두 살아 있게 되면서 이들을 돌봐야 했고동시에 자신이 늙었을 때 자신을 돌봐 줄 자녀들에 대한 걱정도 하게 되었다.

 

어떤 노인은 어렵고 피곤한 노년을 벗어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죽는 경우도 있었다.

또 어떤 가족은 늙은 조부모를 다른 나라에 내다 버리기도 했으며마피아 같은 범죄 조직이 등장하여 노인들을 버려 두고 돈을 벌기도 했다.

 

사람이 죽지 않게 되자 정부는 엄청난 혼란에 빠지게 되었고그래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었다일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정부에서 특별 등기우편으로 사망예정통보서를 당사자에게 배달하고편지를 받은 후 10일이 되는 날 죽는 제도였다.

 

사망통보서를 받으면 그 사람의 태도는 어떠할까조용히 자기 생애를 반성하면서 죽음을 맞이할까그런데 상황은 혼란스러웠다마지막 10일을 남겨 둔 상태에서 못된 망나니짓을 하는가하면우울증에 빠져 정신과 병원을 찾기도 했다.

 

사망통보서를 배달하러 간 여성배달원이 사망 대상자를 찾지 못하다가 사망 예정일이 10일 경과한 후 당사자를 만났다.

편지를 받을 사람은 첼리스트였는데표정이 너무 맑고 천진스러운 것을 보고 여성배달원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끝내 사망통보서를 전달하지 않고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포르투갈 노벨상 작가주제 사라마구의 죽음의 공지」 중에서)

 

이 소설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생로병사의 흐름 속에서 건강한 사회가 존속발전할 수 있다는 점.

죽음의 중지는 100세 장수 시대와 연결되는 듯한데우리는 65세 노인이 1년에 87만 5000명씩 탄생하는 데 비해 신생아는 23만 5000명 정도이니 대한민국이 점점 늙어 가고 있는 것이다. 

 

또 젊은이들이 출생을 꺼리는 것은 결국 대한민국이 소멸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한 보고서에서는 앞으로 50년 후 대한민국 인구가 3,800만 명, 100년 후에는 870만 명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죽음의 중지는 축복이기도 하지만동시에 재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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